메가박스 “영화관도 클라우드 덕 좀 봤어요”

방학이 시작되는 여름철, 휴가 떠나는 사람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추석, 설날 같은 명절날 민족 대이동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사용량도 대폭 늘어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영화 예매 시스템이다. 휴가 기간이나 연휴가 되면 각 영화관 전산 담당자는 폭주하는 인터넷 서비스 사용량을 막기 위해 분주해진다.

조형기 메가박스 팀장은 영화 예매 시스템을 널뛰기에 비유했다. “비수기와 성수기 차이가 정말 많이 납니다. 크리스마스요? 영화 예매 시스템 최대 성수기입니다. 하루 방문자 트래픽이 어느 때는 수만이 됐다가 수십만이 되기도 하지요. 차이가 심할 때는 6배 이상 차이가 날 때도 있습니다. 기복이 굉장히 심합니다.”

비수기와 성수기 차이만 있을까. 메가박스는 여름철과 명절 연휴, 주말이면 트래픽이 급격히 치솟다가도 평일이면 시스템 사용량이 뚝 떨어진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한가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이 제일 정신없다. 그럼에도 항상 최대 사용량을 예상해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기다려야 했다. 그 탓에 비수기에는 컴퓨팅 인프라가 남아돌았다. 최대 사용량을 계산해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코로케이션 서비스도 함께 준비하다보니 비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최근 메가박스는 시너스를 인수하면서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당연히 감당할 사용자가 늘어났지요. 그 뿐일까요. 모바일로 예매하는 사용자가 늘어나자 그야말로 선택의 순간이 왔습니다.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장비를 늘릴 것인지, 아니면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개발자들이 더 바쁘게 움직이든지요.”

메가박스 영화관은 전국 약 65곳에 흩어져 있다. 시너스 인프라까지 감당하게 되면서 전산팀이 담당해야 하는 일도 늘어났다. 조형기 팀장은 고민했다. 클라우드를 도입하자니 보안이 걱정됐고, 지금처럼 업무를 보자니 너무 효율성이 떨어졌다. 3년 공부 끝에 조 팀장은 하이브리드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기로 맘먹었다.

메가박스는 국내 영화업계 중 처음으로 자사 인프라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메가박스는 예매, 웹사이트 같은 서비스를 모두 클라우드 위에 올려 운영하고 있다. 그 덕분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이나 ‘광해’ 같은 인기 영화를 서비스 할 때 기존 서비스 대비 보다 안정적이고 신축성 있게 컴퓨팅 인프라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장애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직접 나가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서 인프라 더 필요할 때는 IDC에 가서 서버 작업하고 WAS를 늘렸습니다. 여유 장비가 있으면 바로 설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중고 장비라도 들여 급하게 막았지요. 하루하루가 정신 없었습니다. 장애 나면 달려가고,  OS 세팅 작업의 연속이었지요.”

그동안 메가박스는 다른 기업들처럼 사내 서버를 일부 준비해서 직접 운영하고, 코로케이션 서버를 IDC에 위치하는식으로 컴퓨팅 자원을 관리했다.  그러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이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났다. 매번 서버를 직접 사서 준비하는 까닭에 탄력적인 컴퓨팅 자원 활용이 힘들었다. 그렇다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입하자니 당장 들어가는 예산이 감당되지 않았다. 조형기 팀장이 고심 끝에 선택한 환경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였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서버나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서비스 영역 부하 분산만 클라우드로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옮겨 당장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조형기 팀장은 우선 안정적인 서비스와 운영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시스템은 자체 코로케이션을 이용하고 그 외 서비스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터넷 예매, 모바일 예매, 홈페이지 예매와 기타 웹서비스, 예매 결제 시스템 사용에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보안 문제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활용하는 식으로 해결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안정성의 보장은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해줘야하지만, 운영 상의 문제는 관리자가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데이터베이스(DB) 서버나 주요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서비스 영역의 부하 분산만 클라우드로 이용하는 걸 선택했다.

“클라우드가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점차 개선되고 어느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지만, 퍼블릭 클라우드는 다른 서비스가 같이 운영된다는 점에 있어 보안 개념이 꼭 필요하더군요. 아마 어느 시스템에서나 보안 이슈는 영원한 문제이겠지요. 특히 사내 고위 관계자들은 데이터베이스(DB)를 클라우드에 놓는 것에 대해 성급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더군요. 저도 사내 시스템 모두를 당장 클라우드에 올리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클라우드를 도입했지만 운영 방법은 기존 시스템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똑같이 서버를 준비하고, 설치한다. 차이라면 사무실에서 클릭 몇 번으로 하는 것과 직접 IDC에 가서 대응하는 점이다. 메가박스 전산실 담당자들은 더이상 사무실과 IDC를 사이를 뛰어다니지 않는다. 센트(Cent) OS나 윈도우 서버를 원하는 설정으로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버튼 몇 번만 클릭하면 서버가 준비된다. 서버 설치부터 설정까지 10분이면 끝난다.

서버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도 결국 비용이다. 조형기 팀장은 최소한 이 점에서 클라우드가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업무가 정말 편리해졌습니다. 당장 예측한대로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게 됐지요. 더 많은 수요가 있어도 걱정하지 않게 됐습니다. 바로 추가하고 즉각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클라우드를 도입한다고 해서 담당자 할일이 바로 줄어드는 식으로 근무환경이 즉각 바뀌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클라우드 도입 전과 비교했을 때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조형기 팀장은 당분간 이 수준만 유지해서 클라우드를 이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중요한 시스템까지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건 아직 고려 중이다. 현재로선 기존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으니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현 시스템이 노후되고 시스템을 바꾸게 된다면 그때 고민해보겠다고 조형기 팀장은 밝혔다.

“시스템 엔지니어들은 보수적이라 새로운 기술 적용이나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저도 영화업계에 처음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하기까지 내부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아마 운영상의 노하우도 없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겠지요.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힌다면, 백업 용도로 우선 활용해 볼 생각입니다.”

http://www.etnews.com/201210230522